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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149656744.jpg사디오 마네의 폭발력은 네이션스컵에서도 여전하다.


[한준의 티키타카] '축구황제’ 펠레는 “21세기에는 아프리카 팀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전망했다. 나이지리아가 1996년, 카메룬이 2000년에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1세기에 열린 네 번의 월드컵에선 이뤄지지 않았다. 우승은커녕 4강 안에 든 아프리카팀도 아직 배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 성적이 축구 발전을 평가하는 모든 지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 간 아프리카네이션스컵 결과를 살펴보면 아프리카 축구의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2년에 잠비아가 우승했고, 2013년에는 부르키나파소가 준우승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대회 3위 결정전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DR)과 적도 기니가 맞붙었다.


아프리카 축구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 월드컵 본선 티켓 5장이 배정된 아프리카 대륙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근 2026년 월드컵부터 48개국으로 본선 참가 쿼터를 늘리면서 최소 9개국에서 최대 10개국까지 티켓이 늘어날 전망이다. 아프리카 축구 전체의 저변 확대를 가속화할 수 있는 결정이다.


이미 정보가 풍부한 유럽과 남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아프리카 축구에 대해서, 더 많이 주목할 필요가 생겼다. 지난 14일 개막한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한국 시간으로 18일 새벽 조별리그 1차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총 8경기 중 5경기가 무승부였다. 2골 차 완승은 세네갈-튀니지전이 유일했다. 3골 차 이상 대승 경기는 없었다. 아프리카 축구는 지금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그동안 아프리카 축구는 선수들의 운동 능력과 신체 능력만 강조되어 왔다. 유럽의 이름 있는 지도자들이 꾸준히 아프리카로 향했고, 이제는 유럽 무대에서 전성기를 보낸 아프리카 대표 출신 선수들이 지휘봉을 잡으며 결속력과 전술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상당수 선수들이 유럽에서 축구를 배우고 성장하고 있고, 전술 이해력 측면에서 아프리카 축구는 지난 몇 년 사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무칸조는 예리한 오른발 킥 뿐 아니라 전방 포스트플레이도 탁월했다.


▦ 투톱과 윙어 강조한 4-4-2, 풀백 전진하는 4-3-3, 네이션스컵 경향


이번 대회 1차전을 보면 확실한 공격 자원이 많은 전통의 강호들은 투톱을 내세운 효율적인 4-4-2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B조에서 튀지니를 2-0으로 꺾은 세네갈은 리버풀 공격수 사디오 마네와 스토크시티 공격수 마메 비람 디우프를 앞세워 날카로운 역습 공격을 펼쳤다. 이들 외에도 셰이쿠 쿠야테, 칼리두 쿨리발리 등 역동석을 지닌 선수들로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했다.


A조에서 부르키나파소와 1-1로 비긴 카메룬의 전력도 나쁘지 않았다. 자크 주아(카이저슬라우테른)와 벤자민 무칸조(로리앙)가 투톱, 크리스티안 바소고그(AaB)-세바스티앙 시아니(오스텐드)-조르주 만제크(메츠)-클린톤 은지(마르세유)가 미드필드 라인에 섰다. 투톱의 완력과 저돌성이 인상적이었다. 좌우 측면의 은지와 바소고그의 커트인을 통한 슈팅도 위력적이었다. 공격 전개 과정의 패스가 간결하고 빨랐다. 네 명의 단단한 공격수를 통한 직접적 공격이 잘 이뤄졌다.


카메룬은 라인 사이가 콤팩트하고, 전진 상황의 간격 유지도 잘 이뤄졌다. 득점은 무칸조의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만들었다. 그 외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도 좋은 장면이 있었으나 결정력이 아쉬웠다.

우간다에 페널티킥 득점으로 1-0 신승을 거둔 가나 역시 아사모아 기안과 조르당 아예우를 투톱으로 두고 안드레 아예우, 크리스티안 아츠, 풀백 바바 압둘라흐만, 해리슨 아풀을 활용한 측면 공격에 중점을 뒀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여전히 전방을 지키는 토고 역시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피지컬을 강조한 축구를 했다.


전술적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팀들은 대개 신흥 강호다. 개최국 가봉은 근래 주목 받는 팀이다. 본선 진출은 7차례 뿐이지만, 2012년에 최고성적 8강을 이뤘다. 스페인 출신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이 지휘하고 다. 4-3-3 포메이션이 기반이다. 최전방에 보루시아도르트문트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을 꼭지점으로 둔다.


오마베양을 좌우 측면에서 보좌한 선수는 데니스 부앙가(20, 투르)와 말리크 에부나(25, 텐진터다)다. 마리오 레미나(24, 유벤투스)와 디디에 은동(23, 선덜랜드)이 중앙 미드필더로 서고, 멀린 탄지고라(27, 메이저우하카)가 포백 앞을 보호한다. 요안 오비앙(24, 트루아), 아론 아핀단고예(25, 라발), 브루노 에쿠엘레(29, 카디프시티), 로이드 팔룬(29, 레드스타)이 포백 라인을 구성한다. 골문은 디디에 오보노(34, 오스텐드)가 지켰다.


가봉은 후방 빌드업을 강조했지만, 완성도는 부족했다. 전방 공격 지역에서는 라인 사이 간격이 넓었다. 오바메양이 톱 자리에서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바메양은 측면으로 적극적으로 빠지면서 활력을 보였다.

풀백의 공격 가담은 활발했다. 특히 레프트백 오비앙이 적극 전진하고, 세 명의 미드필더 중 가장 높은 위치를 점하는 레미나를 중심으로 공격이 전개됐다. 라이트윙 에보나는 측면 돌파를 즐겼으나 오바메양과 스위칭도 적절히 시도했다. 은동은 레미나와 탄조고라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오비앙와 레미나, 은동과 팔룬의 조합 플레이가 잘 될 때 측면에 활기가 돌았다.


가봉은 후반 8분 선제골을 넣었다. 에보나가 드로인 상황에서 좌측으로 이동해 수비를 교란하며 우측 깊숙이 크로스 패스를 보냈다. 우측으로 자리를 바꾼 부앙가가 낮고 강하게 연결한 마무리 패스를 문전 좌측에서 오바메양이 밀어 넣었다. 반대 전환 패스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기니비사우 수비가 느슨했던 점도 도움이 됐다. 가봉이 강해지기 위해선 오바메양이 공 없이 뛰는 상황이 많아 활용 극대화를 위한 해법이 필요하다. 득점 상황처럼 세 명의 공격수가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수비를 현혹할 필요가 있다.


가봉은 오바메양이 고립되지 않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개막전에서 가봉과 비긴 기니비사우는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유일한 최초 출전국이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팀이다. 최종 엔트리에 30대 선수가 두 명 뿐이다. 지난 해 울산현대에서 활약한 뒤 올 시즌 제주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장신 공격수 프레드릭 멘디가 소집되어 한국에도 이름을 알렸다.


기니비사우는 첫 경기에 4-3-3 포메이션을 썼다. 주앙 마리우(샤베스)-아벨 카마라(벨레넨세스)-토니 브리투 실바(레바디아코스)가 스리톱으로 서고, 제지뉴(레바디아코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프란시스쿠 주니오르 산투스(스트룀드고세)와 나니시우(펠게이라스)가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아고스치뉴 소아레스(스포르팅 다 코빌랴)-주아리(마프라)-후지닐송(무적)-토마스 다보(브라가B)가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조나스 멘데스(살게이로스)가 골문을 지켰다. 제주 공격수 멘디는 후반전에 교체 투입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니비사우는 포르투갈 문화권에 있다. 유니폼도 포르투갈 대표팀과 색상이 유사하다. 측면 공격수의 돌파력이 인상적이었다는 점에서 포르투갈 축구와 닮은 부분도 있다. 안정 위주의 포르투갈 대표팀 전략과도 유사하다.


기니비사우는 다리가 길고 키가 크면서도 유연한 선수들이 주로 포진했다. 포백이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고, 개인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전개한다. 두 명의 미드필더가 수비에 대비하고, 제지뉴가 전진해 네 명의 공격수가 부분 전술로 승부를 본다.


롱패스로 바로 공격진에 공을 연결하고, 개인 돌파를 통해 기회를 포착한다. 후반전 멘디 투입 후에는 포스트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후반 추가 시간 터진 극적인 동점골은 제지뉴가 연결한 장거리 프리킥 크로스를 수비수 주아리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나왔다. 기니비사우는 아프리카 축구에 다양성을 가져다 주고 있다.


기니비사우에는 멘디 외에도 다리가 길고 큰 선수가 많다. 길면서도 유연하고 기술이 뛰어난 포르투갈형 선수들이 많다.


▦ 부르키나파소와 짐바브웨, 빌드업 인상적인 주목할 신흥국

카메룬과 비긴 부르키나파소는 낯선 이름이지만 2013년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흥강호다. FIFA랭킹은 53위로 오히려 카메룬 보다 높다.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두아르테 감독이 이끌고 있다. 카메룬과 첫 경기에 4-3-3 포메이션을 썼다.


알랭 트라오레(카이세리스포르)-베르트랑 트라오레(아약스)-프레주스 나쿨마(카이세리스포르)가 스리톱이다. 조나단 피트로이파(알나스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지원하고, 압두 라자크(카라뷔크스로프)와 샤를 카보레(크라스노다르)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다. 야쿠바 쿨리발리(디울라소)-바카리 코네(말라가)-이수푸 다요(베르카네)-패트릭 말로(스무하)가 포백을 구성했다. 허브 코피(미모사스)가 골문을 지켰다.


부르키나파소는 실질적으로 4-2-3-1 포메이션에 가깝게 움직였다. 수비 라인부터 볼 소유력이 좋았고,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이 안정적이었다. 수비 상황에는 4-4-2로 전환하 넓은 범위를 커버했다. 연계 플레이를 통해 슈팅까지 가져가지만, 마침표를 찍은 과정의 결정력이 숙제였다. 전반적으로 기술 수준은 높았다.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간 공격수 마누 디아와라의 직접 프리킥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갈린 뒤 수비수 바카리 코네의 헤딩 패스를 이수푸 다요가 재차 헤딩으로 밀어 넣어 카메룬과 1-1로 비겼다. 더 높은 위치까지 갈 수 있는 구조적 안정성을 보였다.


부르키나파소는 좋은 축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알제리는 본선 진출 경험이 세 차례 뿐인데다, 토너먼트 진출 경험이 없는 짐바브웨와 첫 경기에서 2-2 무승부로 실망스러운 출발을 했다. 알제리는 슬리마니를 전방 꼭짓점으로 수다니-브라이미-마레즈가 2선에 자리잡고, 벤탈렙과 게디우라가 중앙 미드필더로 섰다. 굴림-벤세바이니-망디-벨키터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까지 탄탄하다.


구성 면으로 봤을 때 알제리는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다. 특히 레스터시티의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주역인 마레즈는 두 골을 기록하며 탁월한 기술을 증명했다. 하지만 짐바브웨의 조직력도 만만치 않았다.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포백과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꽉 짜인 수비를 보였다. 선제골 실점 과정에는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역습 기회를 쉽게 줬다.


짐바브웨는 경기 시작 12분 만에 공격수 무소나가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가 있었지만 공격 전개 과정에서 선수들의 개인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등번호 20번 빌리어트는 2선에서 폭발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알제리 골문을 위협했다. 선제골 실점 5분 뒤 나온 10번 마하치의 중거리슈팅은 벼락 같았다.


짐바브웨의 4-2-3-1 포메이션은 풀백을 활용한 빌드업 등 전술적으로 탄탄했다. 전반 28분에는 레프트백 바세라가 과감한 오버래핑을 통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무셰크위가 성공시켜 2-1로 역전했다. 알제르는 경기 막판에 가서야 마레즈의 개인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슈팅 득점으로 간신히 2-2로 비겼다. 짐바브웨는 얕볼 수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알제리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화려한 팀이다.


세네갈이 B조 첫 경기에서 튀니지를 2-0으로 잡았으나 짐바브웨와 2차전은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3차전에는 세네갈과 알제리의 맞대결에 예정되어 있다. B조의 8강 진출국도 속단할 수 없다. C조에서는 코트디부아르가 토고와 득점 없이 비겼고, 콩고가 모로코에 1-0 승리를 거뒀다. D조에서 가나는 실질적으로 5백 수비를 구사한 우간다에 페널티킥 득점으로 신승했고, 말리와 이집트도 득점 없이 비겼다.


2년 주기로 대회가 열리는데다, 유럽 축구 시즌 도중에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여느 때처럼 이 대회에 대한 주목도는 높은 편이 아니다. 1957년 수단에서 시작한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은 올해 31번째 대회다.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이번 챔피언은 ‘2017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가권을 얻는다. 주목할 가치가 있는 대회다.


스타 선수를 보유한 팀이 개인 능력을 앞세운 전략을 펴는 와중에 신흥국들이 안정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축구의 권력 구조를 흔들고 있다. 대회를 거치면서 조직적 완성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축구 전술은 세계화되고 있고, 피지컬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유럽과 브라질의 장점을 두루 갖춘 아프리카 축구는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가장 큰 시장이다. 이번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의 여정도 충분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http://sports.news.naver.com/wfootball/news/read.nhn?oid=431&aid=00000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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