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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전에서 치명적 실수를 범한 포그바


“누구든 실수를 한다. 때문에 중요한 건 실수 자체가 아닌 그 실수에 대처하는 태도다.”


프랑스의 축구영웅 미셸 플라티니는 모든 팀, 모든 선수가 실수를 범하지 않으면 모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로가 실수 없이 완벽한 경기를 한다면 실점 따윈 들어갈 일이 없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90분 뛰는 동안 크고 작은 실수는 나올 수밖에 없고 그 순간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팀이 골을 넣고야 만다. 공을 가지고 있는 팀이 상대 수비 대형 앞에서 공을 이리저리로 돌리면서 패싱 게임을 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상대의 빈틈을 찾고 또 실수를 유발시키기 위한 일종의 유도와 기다림이다.


그렇게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실수를 안 하면 좋지만 그럴 순 없다. 줄일 순 있어도 완벽하게 없애 순 없다. 누구든 실수를 한다. 선수가 아닌 팀도 실수를 범한다. 전술과 전략, 대응 실패 등이다.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모든 플레이, 모든 경기를 매번 완벽하게 하기란 불가능하다. 메시와 호날두도 예외가 아니다. 신계의 능력이지만 이들 역시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하는 실수라면 중요한 건 실수 다음의 단계다. 실수 안해야 하지만 실수가 벌어졌다면 빨리 잊는 게 중요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 훨씬 중요한 일이다. 물론 이게 쉽진 않다. 하지만 지나간 실수에 붙잡혀 이어지는 모든 일을 망치는 건 너무나 끔찍한 일이다. 선수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지 않은 선수들이 경기 시작해 첫 플레이, 가령 패스나 터치에서 실수를 하면 그 날 경기 전체를 망치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지나간 실수에 붙잡혀 모든 걸 망쳐버리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경기 시작 1분의 실수에 남은 89분을 저당 잡히는 꼴이다. 뭐 우리도 살면서 이런 일 많고 많다.


1분의 실수로 남은 89분을 망치는 일


실수를 극복하는 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재능이다


축구 경기에서 실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선수 개인의 실수와 팀(전술)의 실수다. 팀 문제라면 감독이 서둘러야 한다. 선수 교체나 전술 변화 등으로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선수 개인의 실수라면 다르다. 경기 중 일어나는 일로 바로 잡을 상당한 노력이 선수 본인에 달렸다. 주위에서 도와줄 순 있지만 어디까지나 중심은 당사자다. 최고 레벨의 선수들도 실수를 하는데 선수들의 차이를 가르는 것 중 또 하나가 바로 이 실수를 바로잡는 능력이다. 세계적 선수들은 실수를 하더라도 빨리 털고 다음 플레이에 무섭게 집중하는데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한 번의 실수에 매여 남은 경기를 망친다. 축구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차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를 정신적 회복력이라 했다. 정신력이라고도 불렀는데 피 흘러도 붕대 감고 참고 뛰는 게 아닌 실수를 하더라도, 실패를 하더라도, 패배를 당하더라도 빨리 털고 다음 스텝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정신력의 본질이라고 했다. 과거 정신력이 헝그리였다면 히딩크 감독의 정신력은 평정심의 지속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맨유 포그바는 지난 주말 경기를 망쳤다. 현지 매체들에서 최악의 평점을 들고 나온 수치를 하나하나 꺼내지 않더라도 포그바에게 이번 리버풀전은 악몽과 같은 일전이었다. 선두권 판도가 걸린 데다 지독한 라이벌전이었기에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지만 포그바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즐라탄의 막판 골로 경기는 1-1로 끝이 났지만 포그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다면 망친 정도가 아닌 맨유 이적 이후 최악의 경기라 할만 했다. 그 이유를 먼저는 리버풀전 포그바의 수치가 말해준다.


맨유-리버풀전 포그바의 스탯


슈팅 - 2개


유효슈팅 - 0개


어시스트 - 0개


세컨드 어시스트 - 0개


키 패스 - 0개


가로채기 - 0개


크로스성공 - 0개


드리블성공 - 1개


소유권뺏김 - 22회


패스성공률 - 72%


어이없는 핸드볼 반칙과 멘탈 붕괴


주말 맨유와 리버풀전 라인업


줄줄이 0의 행진이다. 유효슈팅도, 어시스트도, 키 패스도, 가로채기도, 크로스성공도 하나도 해내지 못했다. 어시스트 바로 전 단계에서 패스를 넣어준 것을 뜻하는 세컨드 어시스트도 없다. 성공한 드리블도 고작 한 번 뿐이다. 이게 사람들이 알고 있던 포그바의 기록 맞나 싶을 정도다. 실제 포그바는 리버풀전 전까지 맨유에서 키 패스 1위, 드리블 1위, 슈팅시도 2위 등 공격 스탯 대부분에서 팀 톱을 달렸다. 포그바가 자신하는 패스성공률도 폭락했다. 시즌 평균 84.5%에서 리버풀전 72%로 10% 이상 주저앉았다. 공 소유권을 놓친 횟수도 22번이나 됐을 만큼 최악의 플레이였다.


포그바가 무너진 건 ‘멘탈 붕괴’ 탓이 컸다. 잘하던 몸이 갑자기 풀리지 않은 건 몸을 지배하는 멘탈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맨유는 경기 초반 리버풀을 몰아붙였다. 최근 리그 6연승의 기세에 홈경기라는 이점까지 더해진 흐름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전반 중반 갑작스럽게 뒤바뀌었다. 포그바가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고 만 것이다. 포그바는 리버풀의 코너킥 상황에서 어처구니없게도 두 손을 들어 올려 날아오는 공을 터치,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포그바로서는 급한 마음에 그랬을 것이다. 포그바의 코너킥 수비 시 마크맨은 리버풀의 로브렌이었다. 포그바는 로브렌을 잡기 위해 움직였지만 다른 선수들에 막혀 접근이 늦어졌고 뒤늦게 로브렌에게 다가가 급히 몸을 돌리다 손을 뻗고 만 것이다. 마크가 늦어 몸의 자세가 갖춰지기 전에 서둘다 빚어진 일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벌어진 PK는 주어 담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빨리 털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포그바는 이 장면 이후 급격하게 흔들렸다.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실수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흥분돼 있었고 서둘렀다. 핸드볼 PK 실수에 대한 잔상, 만회의 심리가 부른 조바심이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표현대로라면 “단순한 실수”였지만 포그바는 그렇게 그 장면에 매여 이날 경기 전체를 버리고 말았다.


정신력의 본질


프랑스대표팀에서의 포그바(오른쪽)와 파예


포그바의 신경질적이고 거친 플레이가 이어졌다. 리버풀의 페널티킥 골 이후 이어진 맨유의 코너킥 상황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리버풀의 헨더슨을 포그바가 씨름하듯 넘어뜨린 장면이 상징적이다. 주심이 봤다면 카드가 나올 플레이였다. 포그바는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조급해 했으며 냉정함을 되찾지 못했다. 포그바가 거칠게 반응하거나 플레이가 막혔던 데는 물론 리버풀 중원의 강력함도 한몫했다. 양 팀을 합쳐 많이 뛴 거리 톱5를 휩쓴 리버풀의 아담 랄라나, 조던 헨더슨, 조르지뇨 베이날둠, 엠레 잔의 촘촘한 프레싱에 막혀 갇힌 것도 포그바의 신경질적인 플레이를 더하게 했다. 하지만 이럴수록 포그바는 차가움을 유지하기 위해 더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지나간 실수에 얽매인 조바심에 상대의 강력한 압박이 더해지면서 포그바는 자기중심을 잡지 못한 채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다.


맨유-리버풀전 뛴 거리 톱6


아담 랄라나(리버풀) 13.66km


조던 헨더슨(리버풀) 12.22km


제임스 밀너(리버풀) 11.63km


조르지뇨 베이날둠(리버풀) 11.53km


엠레 잔(리버풀) 11.47km


안데르 에레라(맨유) 11.46km


(*참고로 포그바 10.98km)


프리미어리그 현역 최장수 감독인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실수, 실패, 주위의 과도한 비난 등 정신적 압력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대처하느냐가 선수의 성공과 실패까지도 가른다고 했다. 포그바가 지닌 몸과 기술, 감각은 새삼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적인 재능이다. 문제는 유로2016 때도 보았지만 경기가 잘 안 될 때, 플레이가 잘 안 풀릴 때, 실수를 범할 때 흔들리는 멘탈이다. 정신적, 심리적 압력에 견디어내고 이겨내는 법이다. 실수와 실패를 했을 때 빠르게 평정심을 회복하는 능력이다. 그래야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강할 수 있다. 만23살 포그바에게 계속 반복되는 문제로 가장 요구되는 추가 능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비단 포그바만의 문제라 할 순 없다. 실패에 대처해 평정심을 유지하는 정신적 회복력은 크고 작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모든 축구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능력일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건 실수 자체가 아닌 그 실수를 대하고 대처하는 다음 스텝이다.


http://sports.news.naver.com/wfootball/news/read.nhn?oid=208&aid=000000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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